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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실바나스 도서 리뷰
라이브
2022/03/29 시간 18:15
에
DiscordianKitty
에 의해 작성됨
실바나스의 이야기를 다루는 신규 도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실바나스
가 2022년 3월 30일에 출시된 가운데, 이 소설에 대한 저희의 생각과 리뷰를 남기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논란의 밴시 여왕
워크래프트 III 이후로, 실바나스는 본질적으로 논쟁의 중심이 된 인물이었습니다. 게임 내 인물들도, 플레이어들도 정확히 그의 본질을 파악하기 힘들어했죠. 포세이큰에게 묻는다면 어둠의 여군주는 그들에게 희망과 가족이라는 느낌을 되찾게 해 준 개국공신이지만, 늑대인간에게 묻는다면 길니아스에서 전쟁 범죄를 일으키고 직접 왕자를 쏴죽였으며, 역병으로 고향을 파괴한 악의 축일 것입니다. 호드의 일원이라면 분노의 관문은 실바나스와 아무 관계가 없으며, 다른 이들과 같이 퓨트리스에게 배신당한 피해자라 말하겠지만 얼라이언스의 일원이라면 실바나스가 그 진정한 배후였다고 욕을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밴시 여왕은 늘 자신의 계획을 다른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았기에, 실바나스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또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는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실바나스의 관점에서 쓰여진 이 책은 마침내 가장 중요한 사건들에 대한 실바나스의 생각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아직까지도 많은 부분들이 숨겨져 있기도 합니다. 독자에게서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도 말이죠.
쿠엘탈라스에서의 삶
이 이야기는 쿠엘탈라스에서 살아가는 하이 엘프로서 실바나스의 어린 시절과 함께 시작되며, 언제나처럼 캐릭터의 이야기를 자신의 것처럼 느끼게 해 주는 크리스티 골든의 생생한 비유와 묘사는 이 부분에서 가장 도드라집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1차 대전쟁 이전의 쿠엘탈라스 사회가 어땠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 하이 엘프들은 예술, 음악과 문화로 가득 찬 호화롭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지만 동시에 고난이나 전쟁의 추악한 현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오만적이고 상류층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윈드러너 가문은 이런 하이 엘프 사회에서 흥미로운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실바나스의 어머니 리리사는 순찰대장으로서, 거품 속에 살아가는 하이 엘프들을 아마니 트롤 같은 외척으로부터 지켜내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리리사는 엄한 어머니로 그려지며, 윈드러너의 자식들은 자신들보다 훨씬 더 거대한 유산을 이어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의 중심은 실바나스와 그의 남동생, 리라스의 관계입니다. 리라스는 실바나스의 삶처럼 이미 오래 전 사라졌고, 그 기억에 몸부림치고 있지만 그 이상은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도 미지의 영역인 존재였는데요. 이 책에서는 마침내 리라스가 어떤 사람이었고, 실바나스가 리라스의 죽음으로 무엇을 잃었는지를 자세히 알게 됩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쿠엘탈라스는 그 환상에 오래 머물러있지 못했고 스컬지의 침고잉 있기 오래 전부터 잔혹한 현실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하이 엘프의 관점으로 보는 오크의 첫 침공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 침략당하는 엘프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하지만, 그들이 오크나 아마니 트롤을 묘사하는 부분은 거의 읽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쿠엘탈라스가 근본적으로 바뀌어가는 동안, 윈드러너 자매 역시 거품 밖의 현실과 마주하며 점차 우리가 알고 있는 이들로 변해나갑니다. 그 중 특히나 맏이였던 알레리아는 얼라이언스를 지키는 것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고, 실바나스는 나타노스 매리스라는 인간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 훗날, 우리가 블라이트콜러라 부르게 될 그 남자를 말이죠.
오해 바로잡기
책이 다른 미디어에서도 다뤄졌던 이야기에 도달하기 시작하면서, 소설의 톤은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합니다 - 멀리서 몰입도 높은 완전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대신, 주요 순간들을 언급한 후 그에 대한 실바나스의 관점이 대신 다루어집니다. 다뤄야 할 것들음 낳고 주어진 책장은 한정되어 있는 만큼 당연한 결정입니다만, 좀 더 개인적으로 실바나스에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 역시 점차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부족의 지배자
소설처럼 실바나스가 포세이큰에게서 자신의 의미를 찾는 것을 원하셨다면, 아마 실망하실 겁니다 - 실바나스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점점 더 차갑고 멀어지며, 소설의 첫 부분이 주었던 강렬함을 생각하면 조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골든이 실바나스라는 캐릭터의 근간을 흔들지 않으면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실바나스를 묘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와우의 스토리를 잘 따라잡지 않았던 독자들이라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기는 합니다 - 실바나스의 이야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모를까, 이 책은 온전히 이 책만 읽어서는 이해되지 않는 감이 있습니다.
그래도 골든은 실바나스와 분노의 관문 개입 같이, 많은 논란을 낳은 주제와 스토리들을 꽤나 깔끔하게 풀어냅니다. 실바나스가 분노의 관문의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볼 순 있지만, 동시에 퓨트리스에게 배신당했으며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진 않았다 같은 방식으로 말이죠. 비슷하게, 실바나스는 자신의 화살이 실수로 겐 그레이메인의 아들, 리암에게 적중했을 때 놀라고, 화를 냅니다. 하지만, 골든은 조심스럽게 이를 게임 내의 이야기와 엮어냅니다 - 이미 존재하는 스토리를 완전히 뒤집지 않은 채, 실바나스의 관점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말이죠.
안두인과의 대화
독자로서, 이 이야기를 듣는 것은 저희 뿐만이 아닙니다 - 이 책은 실바나스가 안두인을 간수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자신의 삶을 설명해준다는 방식을 띄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책 전반에 걸쳐 안두인이 실바나스의 말에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처음에는 자신이 고통을 받았다 해서 다른 이들에게 고통을 가한다는 변명을 믿지 않는다며 차갑게 쏘아붙이는 말만을 남기지만, 동시에 실바나스가 자기 자신에게서도 숨기려 하는, 나타노스를 향한 사랑 같은 다른 측면을 깨달아 가기도 합니다.
이 소설에서 실바나스는 계속해서 자신이 나타노스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 안두인이 이를 지적해도, 완강하게 부인하기만 할 뿐이죠. 하지만 책의 한 부분에서, 실바나스는 나타노스가 자신에게 유용할 것이니 포세이큰에 합류시켜야 한다는 변명을 꾸준히 하며 그를 찾으라는 명을 내립니다. 아무 자의가 없는 스컬지인 나타노스를 찾은 후에도, 몇 달이나 시간을 들이며 그를 결국 포세이큰으로 돌려내는데 성공하죠. 이는 여태까지 알려진 내용을 기준으로 스컬지가 다시 정신을 되찾은 유일한 사례이며, 실바나스의 사랑과 이를 위해 들인 노력을 상징합니다.
당연하게도 안두인은 실바나스의 결정에 결코 동의하지 않지만, 최소한 실바나스라는 존재에 대해 좀 더 이해하게 됩니다 - 비록 실바나스가 의도한 방식으로는 아니었지만요. 소설에서는 꾸준히 실바나스와 리라스의 관계가, 그리고 실바나스가 리라스를 실망시켰다는 점이 언급되며, 실바나스는 안두인을 보며 리라스를 떠올립니다. 이를 깨달은 안두인은 실바나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해하게 됩니다: 만약 실바나스가 아직도 리라스에 대한 감정을 갖고 있다면, 실바나스에게는 아직 감정이 남아있다는 것을요. 더 이상 사랑도, 그 무엇도 느낄 수 없다는 주장과는 다르게, 실바나스는, 아직도 그 감정들을 고이 담아둔 채였음을요.
믿을 수 없는 화자
여기서, 이 소설의 중심 주제 중 하나가 드러납니다 - 비록 실바나스는 자신이 사랑할 능력을 잃었다고 계속 주장하지만, 그 행동과 그가 겪었을 트라우마를 생각해 보면 실바나스는 그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기제로서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니까요. 이는 소설 전부터 꾸준히 언급된 내용이며, 플레이어가 실바나스에게 알레이아의 목걸이를 가져다 주는 그 유명한
명가의 애가
스토리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 비록 처음에는 이런 목걸이는 아무 쓸모 없다고 일갈하지만, 얼마 안가 그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애가를 부르죠. 실바나스는, 그 말보다 행동으로 더 진심을 보여주는 사람인 셈입니다.
어쩌면 포세이큰 플레이어들은 이 책에서 실바나스가 한 번 이상, 포세이큰을 아서스를 쓰러뜨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그 이상은 아니라고 언급하는 것에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실바나스의 행동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타노스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과 같이, 실바나스는 자신의 백성들을 어떻게든 지키고자 행동합니다. 이야기가 로데론 전투에 도달했을 때에는, 실바나스가 도시 전역에 역병을 살포하지만 동시에 포세이큰이 죽게 내버려둘 수 없어함이 부각됩니다. 왜 그런지는 실바나스 자신도 정확히 설명할 순 없지만, 그래도 도시 전체에 철수 명령을 내립니다 -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말이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는, 대드루이드 하뮬 룬토템이 포세이큰은 살아있는 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언급했을 때 실바나스가 분개하는 장면입니다. 룬토템은 포세이큰이 호드에 가입하는 것을 지지하는 생각에서 말한 것이지만, 실바나스는 포세이큰이 단순히 산 자들을 위한 이익으로 정의되는 것에 분노합니다 - 실바나스가 자신에게 뭐라고 말하던, 포세이큰을 마음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인 겁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골든은 사랑에 대한 실바나스의 이야기를 대부분 살아있을 적 만든 연결고리를 통해 탐구합니다. 리라스와 나타노스가 그 중심에 있으며 이 덕에 실바나스의 이야기가 좀 더 비극적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만, 아서스의 죽음으로 존재의 가치가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실바나스가 포세이큰의 지도자로서 새로운 의미를 찾는다는 내용은 실바나스나 실바나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좀만 더 집중했다면 충분히 더 탐구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간수와의 계약
당연하게도, 이 책에서는 실바나스가 간수와 맺은 거래에 대해서도 언급됩니다. 간수는 흥미롭지도, 인기가 많지도 않은 악당인만큼 소설 내에서 가장 집중하기가 힘든 부분입니다만, 최소한 실바나스가 간수를 처음 만나자마자 바로 그의 편에 서기로 결정한 게 아니라는 건 위안이 되는 부분입니다. 당연하게도 실바나스는 간수를 절대 믿지 않으며, 간수 역시 당장 자신의 편에 설 것을 종용하는 대신 진실과 반쪽자리 진실, 그리고 거짓말을 적절히 섞어 실바나스를 교묘히 자기 편으로 끌어들입니다. 골든은 마치 사이비 종교들이 지적인 사람들마저도 자신들의 종교에 합류하도록 세뇌하고 포교하는 방법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담아냅니다.
이는 솔직히 말해 가장 잘 쓰여진 간수의 이야기일 것이며, 간수의 그 교묘한 술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게 소설 내에서, 그것도 어둠땅이 다 끝난 후에나 출간된 소설 속에서라는게 참으로 실망스러울 뿐입니다. 비록
전쟁 범죄
소설 이후로 꽤 멀리 왔습니다만, 실바나스 소설에서는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놓칠만한 이야기가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실바나스가 처음으로 간수를 만나는 부분이 어둠땅 초반에 좀 더 접근하기 쉬운 방식으로 제공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습니다 - 시네마틱이 아니라면, 최소한 단편 소설이나, 컷신이나, 아니면 게임 내 퀘스트를 통해서라도 말이죠. 불타는 성전에서 실바나스에게 그 목걸이를 가져다 주는 퀘스트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결론
개인적으로는, 여태까지 읽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책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바나스를 무척 애정하기에 편견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할 순 없겠으나, 책은 실바나스의 이야기를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이 책이 밴시 여왕과 포세이큰의 관계를 좀 더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만, 차라리 이 책이 하나의 단편 소설이 아닌 3부작 같은 것이었더라면 실바나스의 이야기를 좀 더 심도 깊게 알아볼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실바나스가 완전히 엇나가기 시작했다고 하는 격전의 아제로스 직전의 이야기 때, 저는 대격변 시절
고드프리가 실바나스를 죽였을 때
크롬크러쉬가 그를 고쳐내라고 소리지르는 부분을 재밌는 짤방으로 썼던 적이 있습니다. 모든 분들이 저와 동의하지는 않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저는 이 소설이 실바나스를 "가능한 한도 내에서 최대한 잘 고쳐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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