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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스 모르티스 내 일지를 통해 알 수 있는 창조의 비밀과 간수의 계획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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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7 시간 02:38
에
Paryah
에 의해 작성됨
9.2 패치의 비행 해금 조건 업적 중에는 제레스 모르티스에서 만날 수 있는 중개자, 피림의 추방기를 모으는 것이 있는데요. 이 일지를 통해 그가 추방자가 된 이유, 자동기계와의 조우와 간수의 계획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추방기를 제 7부까지 모으는
추방의 기록
업적은 제레스 모르티스에서의 비행을 해금해 주는 상위 업적의 일부입니다. 추방기의 내용은 아래를 확인하시고, 비행 요구 조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이 글을 확인하세요:
제레스 모르티스 비행 해금 조건 변경
주의: 9.2 패치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피림은 제레스 모르티스에 처음 도달한 플레이어와 펠라고스가 조우하게 되는 중개자로, 자신의 발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안식처에서 추방된 상태입니다. 피림이 작성한 추방기는 총 7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업적 역시 7부를 모두 모으는 것이나, 이후 피림이 거주 중인 추방자의 굴에서 업적과는 관련이 없는 후일담 역시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이 후일담은 아마 간수를 쓰러뜨리고 난 후에나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아니라면,, 피림에게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을지도요.
피림의 추방기 제 1부: "일종의 회고록입니다."
추방 생활을 시작하고 나니 우리가 여기 도착한 과정을 되돌아보게 된다.
다들 날 의심했다. 비웃었다. 날 대체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의심의 칼날을 꺼내 들고 내게 슬그머니 다가오던 그때, 그 순간이 찾아왔다.
기하가 저절로 풀리고, 분열체가 정렬되는 순간이! 마침내 제레스 모르티스로 가는 길을 찾은 것이다!
성공적인 조합식을 생각해낸 자는 아무도 없었다. 차원문 넘어 차원문이 조율되고 또 조율되어 쭉 이어지다 도로 되돌아오기 일쑤였다. 괜히 나 이전에 그 많은 이들이 실패한 게 아니지!
몇몇 어리석은 원정대원들은 황급히 이 땅의 신비를 뒤지다가 우행의 대가를 치렀다. 태초의 존재들이 비밀을 그냥 뒀을 리 없다고 그리 타일렀거늘.
생존자들은 교훈을 얻고 내 충고를 따랐다.
안전한 거점을 찾았다. 우리의 과업이 시작될 안식처였다.
하지만 부서질 듯한 화합은 오래가지 않았다.
피림의 추방기 제 2부: "독보적인 지성의 증언입니다."
제레스 모르티스의 비밀을 파헤칠수록 동료들은 더욱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심지어 원정대원 중 가장 명성에 목말랐을 집행관 알크레스마저 우리가 수집한 지식을 신성시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알아라와 다른 이들은 감독관에게 우리의 발견을 알려서는 안 된다는 커다란 진실을 깨달았다. 태초의 존재의 비밀을 노략질하게 둘 수는 없었다! 외부인은 제레스 모르티스의 막중한 목적에 방해만 될 터였다.
우리는 차원문을 부쉈다. 난 내 머릿속을 포함한 모든 곳에서 위치변환 공식을 지웠다. 외부 영역으로 돌아가고 싶게 만드는 물건은 모두 압수되었다.
중개단의 이름을 포기하는 순간 어찌나 가슴이 북받쳐 오르던지! 그날 이후로 나는 피림 그 자체가 되었다. 다만, 난 창시자의 지식으로 이윤을 얻지는 않아도 이해를 하고 싶었다.
분열은 거기서 시작되었다.
피림의 추방기 제 3부: "저급한 지성의 희생양이라고나 할까요."
왜 나는 편협한 사고에 갇힌 자들을 견뎌야만 했을까?
한때 동료였던 안식처의 천치들은 무한한 경이가 살아 숨 쉬는 땅에 와서도 내 모든 생각과 행동을 이끈 목적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게 난 매장터를 찾아가야만 했다.
그들은 신성 모독이라고 말했다. 그곳의 신비는 너무 신성하다고. 결코 다가가서도, 생각조차 해서도 안 될 진리라고 말이다.
그들은 날 이단으로 낙인찍었다. 내가 한눈을 팔면 내 연구물을 없앴다. 새로운 암호 해독을 끝낼 참이면 크레스가 훼방꾼 순례자를 보내 방해했다.
우리의 씁쓸한 반목은 타협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결국 그들은 날 배교자라 선포하고 안식처에서 추방했다. 그 거점을 마련해 준 자가 바로 나란 말이다!
그래노 난 내 지성과 의지에 걸맞은 태도로 치욕을 견뎠고, 추방자의 신세로도 앞서나가려 애썼다.
그리고 또 앞서나갔다.
피림의 추방기 제 4부: "자동기계와 현실 자각에 관한 내용입니다."
매장터로의 접근은 요원하지만 자동기계를 관측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엔 그것들을 얕봤다. 오리보스의 따르는 자보다도 독립적인 사고 능력이 뒤떨어지는, 한낱 종복으로만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제레스 모르티스의 일부답게 그것들도 양식의 일부였다. 이들 변화하는 기하는 당면한 임무에 맞춰 필요한 만큼 확장하고 수축했다.
결론은 이 땅은 박물관도, 모호한 사실을 집대성한 도서관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 여긴 작업장이다. 사후 세계가 빚어지는 제련소란 말이지.
인지의 한계 속에서 의식을 꺼내고 보니 창시자들이 구축한 위대한 설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심판관의 판결에 따라 사후 세계가 조립되는 모습이 보였다.
동식물과 지형을 벼려내고, 보주에 넣어 중계지로 내보낼 준비를 하는 것은 모두 자동기계의 몫이었다. 그 광경이 흡사 비옥한 토양에 뿌려지는 씨앗 같았다.
이제 알겠는가? 나처럼 이해가 되는가?
어둠땅의 모든 것이, 오롯이 모든 것이 말이다! 양식의 일부이자, 여긴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 닫힌 세계라 할 수 있다. 파괴된 것처럼 보이는 것도 그저 새로운 목적을 위해 다시 형성되고 있을 뿐이다.
목적의 길이 떠오르는군. 흠. 눈앞의 것밖에 못 보긴 하지만, 따르는 자들이라면 이 신비를 조금은 이해할지 모른다.
피림의 추방기 제 5부: "암호화 위대한 수수께끼에 관한 내용입니다."
각양각색의 크기와 형태를 가진 여러 자동기계를 관찰했다. 수호자, 건축가, 수집가,.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유지보수 작업에 열중하는 작은 것들까지도 봤다.
그 결과 자동기계들이 맡은 일에 대한 집중과 헌신 외에도 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언어였다. 이들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이 아닌, 높낮이와 울림으로 대화했다.
이 피림으로 말하자면 언어적 능력이 꽤 뛰어나다. 어둠땅에 도착한 필멸자 영혼은 죽음의 언어를 저절로 배우지만, 다수는 자기 세게에서 사용하던 언어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언어라는 건 결국 소리와 양식의 체계 아닌가?
그러니 내가 필멸자 영혼들과 이야기하며 수없이 많은 언어를 습득한 것도 당연하다. 자동기계의 언어도 별거 있겠냐며 자신 있게 도전한 것도 그 때문이다.
살아생전 이렇게나 내 생각이 틀렸던 적은 없었다.
자동기계의 언어는 단순한 단어가 아니었다. 웬걸, 암호의 단락과 꾸러미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의 말 자체가 기하를, 분열체를 이해하는 열쇠였다.
발견할 것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정말 희귀한 형태의 자동기계를 만난 그 순간에야 내 정신은 진정으로 깨었다.
피림의 추방기 제 6부: "노래는 들을 수 있지만, 이해는 불가능합니다."
제레스 모르티스에 자동기계는 흔하다. 하지만 모든 종류가 그렇진 않다. 끝없는 모래 알갱이 속의 잘 연마된 보석처럼 희소한 존재들이 있다.
예언자.
이들 역시 동족에게 노래를 부르기에, 난 처음에 외형만 독특한 줄 알았다. 하지만 어떤 작업을 하는지 관찰하기 위해 다가가자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것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실 "목소리"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동료와 대화할 때처럼 비슷한 방식으로 말을 듣는 감각을 느꼈을 뿐이다. 하지만 뭔가 더 있었다.
나는 말을 들리는 만큼이나 느낄 수 있었다. 생각이 내 의식 속에 들어와 내 존재 자체에 그 뜻을 전달했다.
어떤 말을 전했는가? 그 존재는 그림을 논했다. 수수께끼와 계시를. 그 말들이 내 몸속까지 울려대는 동안, 나는 이리크투와 나눴던 대화와 그가 언급한 천 개의 진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깨달았다. 예언자는 한 가지 진실과 천 개의 진실을 동시에 말한다. 분리된 발상이 아닌 하나의 생각으로 한 번에 말이다.
작업장을 관리하도록 남겨진 예언자들이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이들을 만든 자의 정신은 얼마나 더 정교할까?
나는 그간 알았던 티탄이니, 공허의 군주니, 뒤틀린 황천의 악마니 하는 것들을 한참 비웃었다. 죽음의 판테온은 그래도 좋게 봤지만, 이젠 그들 또한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다. 진실은 어느 한 방향이 아니라 그 교차점에 있다.
태초의 존재들은 선물을 나눠줬지만, 어느 아이에게도 모든 것을 주지는 않았다. 자손들이 끊임없이 시기심으로 다투는 것도 당여하다. 본질적으로 거부당했는데 어쩌겠는가.
이 깨달음으로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또 새로운 생각의 차원으로 초월을 이룩했다.
피림의 추방기 제 7부: "계시를 사색하면 끝에 찾아오는 것은 공포 뿐."
제레스 모르티스에서 이룬 새로운 발견은 태초의 존재의 새로운 수수께끼로 다시 돌아왔다. 그들의 본질을 이해하려 했지만, 정답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할 때마다 더 멀리 밀려나는 자신을 발견한다.
난 그들의 설계를 되짚었다. 그 양식을. 선과 곡선, 호와 각을.
그리고 굽이. 아, 수많은 굽이.
여섯 힘은 일곱 번째 힘을 가리키면서도 그 존재를 부정한다. 나는 오랜 세월 이 일견 모순과도 같은 문제를 그저 또 다른 변수로, 풀어내야 할 미지로만 여겼다.
하지만 예언자의 노래가 계속 내 정신 속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집중이 풀리고 실재에 대한 감각이 없어지자, 기하학적 문양이 머릿속에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그것은 여섯이자 일곱이었다. 여섯이 하나이고, 일곱 번째는 다른 것이다.
합일을 원하는 걸까? 노래는 다르게 말했었지. 둘이 있지만, 단 하나만이 존재할 수 있다.
선율이 바뀐다. 그것이 취하는 형태에 몸서리가 쳐진다.
이건 풀어야 할 변수가 아니었다. 때를 기다리는 해답이었을 뿐.
노래가 끝나서는 안 된다.
태초의 존재들은 계속 노래하고 있을까? 사실대로 말하자면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멈췄다면...
멈췄다면...
누가 불러야 하지?
피림의 추방기 후일담: "부록: 만물의 취약성에 대한 반추."
간수는 패배하고 어둠땅은 다시 온전해졌지만, 나는 차마 승리의 축배를 들지 못하고 있다.
난 매장터 안에 어떤 이치가 있느닞 살폈고, 간수가 현실을 해체하고자 좇았던 힘을 보았다. 이렇게 관찰하고 나니 내 존재의 중심을 뒤흔드는 두려움이 온몸을 가득 채운다.
이제 나는 명쾌하게 안다. 우주를 이루는 각 힘마다 제레스가 존재하며, 그 안에는 매장터와 흡사한 내부 성소가 있을 거란 것을.
이 가정이 사실이라면, 성소들은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간수가 악용하고자 했던 연결이 바로 이것이리라.
간수가 매장터에서 일으킨 사건은 본디 하나의 제레스에서 시작해 다음 제레스로, 끝내 모든 제레스가 그 힘에 지배될 때까지 뻗어 나갔을 터였다. 어둠땅의 심장을 통로 삼아, 다른 우주의 힘의 심장을 차례차례 삼켜 자신의 의지 아래 두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간수의 계획은 좌절되었다. 그런데 왜 내 마음은 이리도 어지러운 걸까?
양식이 얼마나 취약한지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기 때문이리라. 여섯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저울이 얼마나 섬세한지 말이다.
그리고 간수의 악의 어린 행동이 그 양식에 보이지 않을 만큼 희미한 흠을 남겼다면... 그 작디작은 흠결이 점점 커져, 무자비한 압력을 가하는 또 다른 힘에 균형이 산산이 조각나는 순간이 도래하진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태초의 존재들께서 그 필연을 예견하셨기만을 절절히 기도할 뿐이다. 원대한 설계를 보존할 대책을 남겨두셨기를.
만일 그게 아니라면...
그들의 원대한 계획이 처음부터 인내하도록 만들어진 게 아니라면...
이... 일말의 가능성이 나를 괴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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