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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땅 내 텔드랏실에서 사망한 나이트 엘프 영혼들과의 대화 (스포일러)
어둠땅
2020/09/04 시간 22:59
에
perculia
에 의해 작성됨
어둠땅에서 플레이어들은 텔드랏실의 방화와 함께 사망한 일부 나이트 엘프 NPC의 영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주의: 어둠땅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참고:
아래의 번역은 모두 와우헤드의 의역으로, 블리자드 코리아의 공식 번역과 다를 수 있습니다.
블리즈컨 2019를 통해 저희는 죽음의 굴레가 무너져, 텔드랏실이 불탔을 때 사망한 모든 나이트 엘프들이 심판관에 의해 각 영역으로 보내지는 대신 모두 나락으로 떨어졌음을 알게 된 바 있는데요. 이 이야기는 몽환숲 성약의 단 대장정에서 계속되며, 이세라의 퀘스트를 통해 플레이어는 나이트 엘프 영혼들을 나락에서 구출하게 됩니다.
데날란
은 텔드랏실의 알아매스 호수 근처에서 퀘스트를 주던, 나이트 엘프 플레이어라면 한 번쯤은 만나봤을 NPC인데요. 그는 텔드랏실을 치유하고 나무괴물의 수를 제어하는 데 집중했었습니다.
이렇게 위대한 숲을 보신 적 있습니까? 나무들 좀 보세요!
제가 이런 곳을 두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그 끔찍한 곳에서 구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사레인
은 나이트 엘프 시작 지역에서 가장 처음으로 플레이어를 반겨주는 NPC였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저는 젊고 야망 가득한 엘프들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이젠 제 자신의 모험도 다시 첫 걸음으로 돌아왔군요. 그 엘프들이 새로운 숲으로 처음 들어섰을 때 느꼈던 기분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페린
은 격전의 아제로스 단편 소설
비가
에 등장하는 젊은 드루이드로, 잿빛 골짜기 공격 도중 팔파렌 강을 방어했습니다. 페린은 사울팽을 공격하려던 도중, 호드 마법사의 간계로 은신이 들키는 바람에 사울팽의 손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페린은 또한 잿빛 골짜기에서 마지막까지 맞서 싸우며 실바나스에게 희망을 죽일 수 없다고 일갈했던 파수대 사령관 델라린 서머문과 연인 관계이기도 했는데요. 텔드랏실이 불타는 동안 죽어가는 델라린은 페린을 떠올리고 마음을 안정시키지만, 곧이어 엘룬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텔드랏실이 불탄 후 많은 나이트 엘프들은 분노와 엘룬에게 버려졌다는 상실감을 나타냈으며, 이는 티란데가 해답을 찾기 위해 몽환숲으로 떠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절 데리고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약 나락으로 돌아가실 생각이라면, 혹시 누군가를 찾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델라린이라는 친구입니다.
비가
에서의 페린:
타오르는 불처럼 델라린의 슬픔과 죄책감이 맹렬하게 타올랐다. 실바나스 윈드러너가 불가해한 악의로 가득 찬 손을 뻗어 죽어가는 델라린의 머리를 잡아 불타는 광경을 향하도록 만들었다. 델라린이 지키키 위해 싸웠던, 믿었던, 피를 흘렸던, 그리고 이제는 그녀를 위해 목숨을 잃을 모든 것들을.
생명의 나무는 이제 죽음의 함정이 되어, 얼마 지나지 않아 아제로스 최대의 잿더미가 될 것이었다.
“눈을 감아.” 페린이 그렇게 말하며 델라린 앞에 펼쳐진 지옥도를 가려주려 했다. 하지만 반투명한 유령의 형상으로는 광경이 그저 흐릿해질 뿐이었다.
‘눈을 감을 순 없어.’ 델라린은 생각했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는 델라린은 이미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똑똑히 봐야 해.’
지옥 같은 화마의 빛이 델라린의 눈을 태워주는 것이 마지막 남은 자비이련만 잔인하게도 델라린에게는 그런 위안마저 허용되지 않았다. 감각이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극도로 예민해졌다. 들리지 않아야 할 어둠해안에 남아 있던 병사들의 비명과 뒤섞여 세계수의 가지가 타오르며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걸 태워버릴 듯한 열기에도 델라린은 추위를 느꼈다.
‘죽음은 차갑구나. 저기 불타는 이들에게, 내가 지키지 못한 이들에게도 그렇겠지.’
페린이 너무나 다정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증오도 두려움도 그만 내려놔. 모두 지난 일이야. 이제 나와 같이 가자.”
델라린은 괴로움과 분노에 차 생각했다. ‘당신은 진짜가 아니야. 당신은 아쉬움의 그림자, 평화의 기약일 뿐이야.
하지만, 평화는 없을 거야. 나에게는.’
나이트 엘프 드루이드의 유령이 사라졌다.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지만...
아나리스 윈드우드
는 격전의 아제로스 단편 소설
비가
에서 등장하는 잿빛 골짜기의 사령관이나, 너무나 흉포한 행동으로 인해 가시의 전쟁 중 호드에게 너무나도 쉽게 습격을 허락한 바 있습니다.
전쟁 때문에 우리 종족은 너무나도 큰 댓가를 치뤘소. 그 누구보다도 말이오.
절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오.
우리가 마침내 복수를 할 때, 당신이 우리의 편에 서 있기를 바랄 뿐이오.
비가
에서의 아나리스:
어제 새된 목소리의 파수꾼 반나라가 조용하게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던 게 기억나요. ‘아나리스는 샨드리스 페더문만큼이나 활을 잘 쏘지만, 통솔력은 사티로스만큼이나 형편없다’고요.”
“그 정도면 호평이네요.” 델라린은 그렇게 대꾸했었다. 잿빛 골짜기 사령관은 분명 명예로운 자리지만, 델라린은 왜 아나리스 윈드우드가 다른 지역의 전장에는 한 번도 파견되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부서진 해변의 군단과의 전투에도, 호드 영토로도 파견되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도, 실리더스로 파견되지 않았다. 왜일까?
이제 알 것 같았다.
윈드우드의 모습은 확실히 사령관다웠다. 지금까지 만난 그 어떤 파수꾼보다 키도 크고 강인해 보였다. 보라색 머리카락과 담청색 피부도 멋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얼굴이었다.
나이트 엘프 여성은 중요한 업적을 달성하면 보통 얼굴에 문신을 새겼다. 양식화된 발톱 문양이 통상적이었지만, 아나리스 윈드우드는 상처 모양을 흉내 낼 필요가 없었다. 트롤의 랩터가 할퀸 진짜 흉터가 새겨져 있기 때문이었다. 깊은 상처가 이마 바로 아래부터 뺨까지 이어져 있었다. 엘룬의 은총으로 눈을 잃지는 않았다. 아나리스는 그 흉터를 없애지 않고 오히려 ‘진정한 영혼의 표식’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아나리스는 부족한 육체적 아름다움을 흉포함과, 다른 이들을 대하는 태도로 대신했다고 델라린은 생각했다.
델라린은 랩터가 아나리스 윈드우드의 어깨에서 머리를 떼어내려다 실패하고 남긴 그 흉터를 빤히 바라보는 실수를 범했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보니 놀라서 어쩔 줄 모르고 자기도 모르게 눈을 휘둥그레 뜨며 조그맣게 동정하는 소리를 내고 말았던 것이다. 사령관의 시선이 빠르게 얼굴과 얼굴을 훑는 모습을 보건대 자신만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아나리스의 갈라진 입술이 말려 비웃는 듯이 올라갔다. “다르나서스에서 온 신참이로군, 그렇지?”
무뚝뚝한 인사말에 놀라 델라린과 다른 이들은 어쩔 줄 모르고 서로 흘깃거렸다. “네, 지금은 그렇습니다만, 다들 다른 곳에서 복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델라린이 입을 열었다.
아나리스가 짜증스럽다는 몸짓으로 말을 끊었다. “대드루이드께서 널 골라 보냈으니 싸울 줄은 알겠군. 전투에서 피를 흘리지 않고는 누구도 파수꾼이 될 수 없다.” 다르나서스의 파수꾼을 편안하고 아름다운 곳에만 머물던 애송이라고 무시하는 어조였다. “델라린 서머문 부관. 자네가 내 부사령관인 모양이군.”
“저는 예전에...”
“이제 내가 네 상관이라는 사실만 알면 됐다. 너는 내 명령에 복종하고 네 수하는 네게 복종하고 또 그 수하로 그렇게 계속 이어지면 된다.” 아나리스가 모두를 바라봤다.
잔드리아
는 다르나서스 내 달의 신전에 있었던 상급 사제로, 다른 사제들과 함께 불타는 텔드랏실에 남아 엘룬에게 마지막 기도를 드리며 장렬히 산화했습니다.
엘룬께선 저희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이 저희를 구한 것이 바로 그 증거이지요.
저희에게 아직도 역할이 남아 있을지, 다해야 할 의무가 남아있는지 궁금하군요.
우리 모두 인내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아스타리 스타시커
역시 다르나서스 내 달의 신전에 있었던 상급 사제로, 시민들의 다르나서스 탈출을 돕고, 차마 탈출하지 못해 갇혀 죽어가는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다르나서스에 남아 엘룬에게 마지막 기도를 드리며 같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저는 눈을 감았을 때, 다음으로 볼 얼굴이 엘룬 님이리라 생각했습니다.
저희를 포기하지 않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가
에서의
아스타리 스타시커
:
아스타리는 자신이 할 일을 알았다. 신전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엘프 중 어머니와 아들로 보이는 엘프에게 팔을 뻗고 말없이 떨고 있는 어린아이에게 말했다. “겁먹을 것 없단다. 이리 오렴.” 한쪽 팔로 어머니를 안고 다른 팔로 아이를 안은 채 아스타리는 흠뻑 젖은 흙 위에 주저앉았다.
텔드랏실에 마지막 남은 엘룬의 여사제 세 명은 기도했다. 치유해달라고, 살려달라고 빌지 않았다.
자비를 빌었다.
그들의 여신이 아스타리의 노래를 들었다.
들으라, 달빛 아래에서
들으라, 강 옆에서
들으라, 사랑하는 이의 옆에서,
죽어가는 자의 외침을
죽음의 침묵을 넘어 불어오는 바람의 속삭임을...
아스타리의 마음에 깃털처럼 가볍고 꿀처럼 달콤한 잠이 자리 잡았다. 고통이 사라졌다.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아스타리 곁에 있는 모든 엘프가 같은 숨소리를 냈다.
불길은 잔인했다. 연기에 질식하고 화염에 살과 뼈마저 삼켜지고 오직 뼈만 남겠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리라.
여신의 빛, 여신의 사랑 속에 고통은 없었다. 어머니와 아이 모두 매캐한 연기 속에서도 편안하게 숨을 쉬며 잠들었다. 의무를 충실하게 수행한 아스타리도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에 저항하지 않았다.
‘정의는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그 날을 보는 게 우리 몫이 아닐 뿐이니.’
마지막으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아스타리는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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